서울에 얼마남지 않은 판자촌인 거여동 개미마을
이제 얼마있음 곧 사라질 수도 있는 그곳을
카메라를 들고 찾아나섰다

개미마을의 전경
슬레이트 혹은 허름한 기와 혹은 천막으로 덮힌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개미마을의 골목길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이 많아서인지
골목을 뛰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은 없지만
집집마다 고추며 토마토며 꽃이며 심어놓아
그래도 먼가 살아있는 느낌이다

빨갛게 탐스럽게 익은 고추를 보니 따먹고싶다
어렸을 적 한여름이 되면 동네공터는 저렇게 온통 빨간 고추차지였는데
어느새부터인가 자동차가 공터를 차지하게 되었다

파란 담벼락이 인상적인 어느 집에는
탐스런 호박이 열렀다

마치 시골 어느 골목길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텃밭이 있던 어느 집

개미마을을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지금은 보기힘든 쌀집과 이발관
옛날 어렸을 적 우리동네에도 쌀집과 이발관이 있었는데...

할머니의 예쁜 몸빼바지와
겨울을 책임질 연탄난로
진짜 요즘 도시에서는 보기힘든...

노랑, 빨강, 녹색으로 꾸민
예쁜 창고(?)와 집들

하지만 사람이 떠난 집들에는
각종 신문과 고지서만이 쌓이고
어떤 집은 흉가처럼 방치되어 있었다

남아있는 사람들의 시름을 푸른 도라지꽃은 아는지 모르는지
활짝 피어 골목길을 비추고 있었다...